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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장

기모진은 화면 속 경연의 곱지 않은 웃음과 그가 한 말 때문에 순간적으로 초조함을 느꼈다. 그는 경연이 이런 영상 전화를 한 것이 분명히 소만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경연, 소만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기모진은 도무지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가 소리쳐 물었지만 경연은 그저 웃기만 하며 카메라 화면을 돌렸다. 카메라 렌즈가 비추는 것은 덩그런 마루뿐이었다. “경연, 말해봐!” 기모진은 점점 더 온몸이 동요되기 시작했다. 경연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기모진의 반응을 보았다. 기모진이 불쾌해하면 할수록 그는 더욱 통쾌함을 느꼈다. 그는 기모진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방금 소만리가 머물렀던 방으로 들어가 피로 물든 침대 시트를 카메라에 비추었다. 선홍색 핏빛이 기모진의 시야에 들어온 순간 그는 마치 칼로 베인 듯 가슴이 저릿저릿했고 눈에 핏대를 세우기 시작했다. “기모진, 봤어? 침대 시트 위에 선명한 붉은색 봤지?” 경연은 일부러 기모진을 자극하는 말을 내뱉었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몸에서 나온 피야.” 그는 화면 속 기모진의 놀란 모습을 보고 기모진이 얼마나 마음 아파하고 괴로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경연! 도대체 소만리 어떻게 된 거야? 어디 있어!” 이 순간 기모진은 피가 거꾸로 솟으며 미칠 것 같았다! 그는 감히 소만리의 지금 상황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경연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그녀가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울지 기모진은 도저히 깊이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경연.” 기모진은 이를 갈며 증오하는 듯 얇은 입술 사이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말투는 한겨울 눈보라보다도 더 매서웠다. “소만리가 오늘 흘린 핏값은 내가 두 배로 갚아줄 거야.” 경연은 대수롭지 않은 듯 카메라를 돌려 도도하고 경멸에 가득 찬 두 눈으로 차갑게 핏대를 세운 기모진의 눈빛을 마주 보았다. 경연은 증오의 빛을 가득 담아 말했다. “기모진, 할 말이 있거든 날 찾기나 하고 해.” “널 반드시 찾아내고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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