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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장

기모진은 책상으로 돌아와 CCTV를 계속 살펴보려 했지만 이미 정신이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져 버렸다. 그의 머릿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경연에 의해 구석으로 내몰린 채 괴롭힘을 당하는 소만리의 모습으로 가득 찼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선혈이 낭자한 소만리의 모습을 상상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소만리.” 기모진은 안절부절못하며 창가를 왔다 갔다 했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는 집을 나왔고 아까 살펴본 CCTV 기록에 의지해 경연의 차가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곳에 차를 세웠다. 기모진이 주변 상황을 살피며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정체불명의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지금 그녀는 생명에 아무 지장이 없어요.] 메시지 속에 지칭하는 그녀는 분명 소만리일 것이다. 기모진의 초조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러나 도대체 누가 이런 메시지를 보냈는지 궁금해졌다. 설마 그날 창고에서 그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에 데려다준 사람과 동일 인물인가? ... 소만리는 경연의 방에 갇혀서 하룻밤을 지냈다. 경연도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다. 이것은 분명 소만리에게 좋은 일인 셈이다. 날이 밝았고 남사택과 시중이 연달아 들어왔다. 시중은 소만리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 남사택은 약 상자를 들고 소만리에게 다가와 상처를 다시 싸매주었다. 예전에 소만리는 남사택의 접근을 거부했지만 지금은 계속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남사택은 소만리가 자신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침착한 표정으로 소만리의 상처를 싸매는 것에만 집중했다. 이때 시중이 그녀에게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고 남사택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계속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우선 상처부터 낫게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는 무심한 듯 내뱉고는 약 상자를 들고 돌아서려고 했다. “남사택.” 소만리가 돌아서는 남사택을 불러 세웠다. 그녀가 발끝으로 몸을 일으켜 남사택에게 가까이 가려는데 경연이 문밖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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