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화
“됐어요.”
여름은 고개를 저었다.
‘따라가서 뭐 해? 십중팔구 경찰서 아니면 백지안에게 갔을 텐데.’
여름의 예상이 맞았다.
20분 뒤 하준은 경찰서에 나타났다. 백지안은 이미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울어서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준….”
보자마자 백지안은 하준의 품으로 뛰어들어 울먹였다.
“미안해. 우리 오빠가 또 사고를 쳤네. 이렇게 못난 짓을 하고 다닐지는 나도 몰랐어.”
“전에 다 내가 뒤를 봐주는 바람에 점점 더 안하무인이 된 거잖아.”
하준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사람까지 데리고 가택 침입이라니. 게다가 칼까지 들고 난동을 부려? 아주 이렇게 안하무인일 수가 있나? 왜? 아주 총을 들고 들어가서 은행이라도 터시지?”
백지안이 급히 해명했다.
“오빠가 임윤서를 너무 좋아해서 그랬겠지. 그런데 임윤서는 안 좋아하면 그만이지 툭하면 사람을 모욕하니까, 오빠도 화가 나서 그만….”
“그래서? 그러면 백윤택은 하나도 잘못한 게 없다는 말인가?”
하준이 열 받아서 물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백지안은 하준이 이렇게 진심으로 화낼 줄은 몰랐다. 놀라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한껏 가련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 물론 오빠가 잘못했지. 나도 너무 실망했어. 이게 다 내 잘못이야….”
“됐어. 네가 그런 것도 아닌데. 다 백윤택의 자업자득이지.”
하준이 백지안의 어깨를 두드렸다.
“준, 경찰에 물어봤는데 벌써 입건됐대. 상대가 합의해 주지 않으면 감옥 간다던데?”
백지안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애원했다.
“난 이제 이 세상에 우리 오빠 하나 남았어. 엄마 아빠도 다 돌아가시고, 이제 오빠까지 감옥에 가고 나면 난 식구를 다 잃는 것이나 다름없어.”
“너한테는 내가 있잖아?”
하준이 부드럽게 달래긴 했지만 영 백윤택을 구해줄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다르지. 오빠는 유일한 내 피붙이잖아.”
백지안은 하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다시 엉엉 울었다.
하준은 가만가만 백지안의 등을 쓸어 주었다. 눈에는 막연한 빛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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