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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화

생각할수록 터져 나오는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제 강여경 같은 인간이 자기 동생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잠깐, 강여름은 강여경이 진짜 엄마 딸이 아니라고 했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나 같은 고아한 오빠 밑에 어떻게 그렇게 악랄한 동생이 있을 수 있겠냐고? 엄마가 낳은 딸 인성이 저렇게 더러울 수는 없어. 하지만 친자 확인은 어떻게 된 거지?’ 한창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끼이익하고 급제동이 걸렸다. “무슨 차를 이렇게 몰아?” 차민우가 버럭 성질을 냈다. “죄송합니다. 웬 할머니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받을 뻔했습니다. 제가 내려가서 보겠습니다.” 비서가 급히 안전벨트를 푸르더니 내렸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비서가 급히 노인을 부축했다. “할머니, 괜찮…”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번쩍하더니 가슴으로 날카로운 금속이 박혀 들었다. 차민우를 등지고 있던 비서는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차민우에게 빨리 도망치라고 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사고 난 건 아니지?” 차민우가 내려서 비서가 고꾸라지는 것을 보고 몇 걸음 다가섰다. 갑자기 바닥에 혈흔이 보였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덥쳐 왔다. 이때 갑자기 뒤에서 뭔가가 머리를 찍어내렸다. 차민우는 얼른 피하면서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몇 걸음 가지도 못해서 검은 차 두 대가 와서 길을 막았다. 칼을 든 8명이 덤벼 들었다. 앞뒤와 좌우로 순식간에 차민우를 에워쌌다. “당신들 뭐 하는 사람이야?” 차민우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 어려서부터 수많은 위험을 거쳤지만 어딜 가더라도 최정예의 보디가드와 동행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직접 겪기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납치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처리 솜씨도 매우 깔끔했다. 차민우도 꽤나 단련된 솜씨인데도 무기 하나 없이 여러 명을 상대하려니 역부족이었다. 곧 몸에, 등에, 팔에 상처가 가득했다. 결국 등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피하지 못해 쓰러지고 말았다. 차민우가 기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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