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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5화

그때… 그때 송영식이 집안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따랐더라면, 윤서와 결혼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아이도 엄마 아빠가 다 있는 가정에서 태어났을 것이고 윤서도 이렇게 졸지에 미혼인 채로 임신한 상황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름이 한숨을 쉬었다. “윤서 말이 맞죠. 애초에 윤서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는데 누님이 아이를 지우면 리마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압박을 하시는 바람에 윤서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미안해…. 정말 너무 미안하다.” 송영식은 너무나 후회되었다. “저기…내가 책임을 질 테니까, 나랑 결혼하는 건 어때? 앞으로 내가 당신이랑 아이는 끝까지 잘 책임질게.” 윤서를 사랑하지는 않는 대도 책임은 지고 싶었다. “웃기시네.” 윤서가 울컥했다. “감히 자기가 나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봐? 백지안이 먹다 버린 걸 나더러 수습하라고? 내가 쓰레기통인 줄 아나?” 윤서의 말에 크게 충격을 받은 송영식은 안색이 완전히 창백해졌다. “그 정도만 합시다. 거 말 너무 심하게 하네. 누구나 한번씩 눈에 콩깍지 껴서 뒤집힐 때가 있는 거지. 하준이도….” “나는 끌고 들어가지 마라.” 하준이 얼른 여름의 손을 꽉 쥐면서 송영식을 마뜩잖은 눈으로 흘겨보았다. 송영식은 순간적으로 정신 줄이 툭 끊기는 듯했다. “당신도 전 남친한테 버림받았으니까 쓰레기겠네? 우리 둘 다 쓰레기니까 얼마나 어울리는 한 쌍이야?” “……” 그 말을 듣고 윤서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주변은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여름은 이마를 짚었다. 사람 상처를 콕 집어서 소금을 뿌릴 정도로 공감 능력을 심각하게 상실한 송영식의 말솜씨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하준은 가만히 차를 한 잔 따라서 건넸다. “영식아, 그냥 차나 마셔라. 괜히 분위기 깨지 말고.” 송영식은 눈을 끔뻑거리다가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깨닫고 황급히 덧붙였다. “아니, 내 말은… 동병상련이라는 거지… 이것도 다 인연…” “누가 당신이랑 인연 맺고 싶대? 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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