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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4화

“잊어버렸나 본데, 내가 말했잖아. 너희들 기분 맞추다가 난 아내와 아이를 잃었던 사람이라고.” 하준이 살짝 아쉬운 듯 영식의 어깨를 두드렸다. “내가 서른이 넘어서 되돌아보니까, 난 행복한 가정이 제일 가지고 싶더라고. 매일 퇴근해서 집에 돌아가면 귀여운 아이들이 있고,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게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일이지.” 하준의 말을 듣다가 송영식은 깜짝 놀랐다. 그것은 예전에 송영식이 백지안과 이루고 싶었지만 무참히 깨져버린 꿈이기도 했다. “그런 마음을 넌 모를걸.” 그러더니 하준은 성큼성큼 걸어 여름을 따라갔다. 송영식은 씁쓸했다. ‘애 있는 게 자랑이냐? 와이프 있는 게 자랑이야! 나도 애는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윤서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윤서는 원연수의 손을 잡고 재잘거릴 뿐 이쪽으로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 종업원이 일행을 데리고 가장 좋은 별실로 안내했다. 안은 일본풍으로 꾸며져 있어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룸의 베란다로는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볼 수도 있었다. 테이블은 장방형으로 한쪽에 3명씩 앉을 수 있었다. 하준과 여름은 당연히 같이 앉아 한 칸이 비었다. 윤서는 원연수와 맞은편에 앉았다. 송영식은 양쪽을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임윤서 옆 빈자리로 가서 앉았다. “누가 여기 앉으래? 하준 씨 옆으로 가라고.” 윤서가 한껏 싫은 얼굴로 흘겨보았다. 송영식은 씁쓸했다. 그러나 임윤서와 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본가로 돌아가는 물론이고 아이도 잃게 될 것이다. “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응? 지나간 일은 지나가게 하자고.” 그 말을 들은 윤서는 물론이고 하준도 이마를 짚었다. ‘아니, 저걸 사과라고 하는 거야? 내 입에서 저딴 소리가 나왔다가는 여름이가 벌컥 화를 냈을 건데. 윤서 씨는 여름이랑 친하니까 그런 성격은 비슷할 텐데 말이야.’ 아니나 다를까, 윤서가 찻잔을 탁! 내려놓더니 얼굴에 분노가 올라왔다. “지나간 일이니 잊어버리자고 말 한마디 한다고 그게 다 잊히냐고! 당신 때문에 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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