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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장

마치 그녀 마음속에 그가 있음을 증명하려는 듯했다. 서하윤이 깊은 생각에 빠진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회장님, 사모님, 점심은 호텔 측에 말해 미리 준비했으니 지금 올라가서 드시면 됩니다." 곧 장민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하윤은 아직도 통화 중인 차은우를 흘깃 보고는 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은우 씨는 아직도 바쁜 것 같아." 서하윤의 얼굴이 그리 밝지 않다는 걸 본 장민호는 두 사람이 다툰 건 아닌지 의심하며 웃으며 말했다. "네. 그럼 음식은 조금 뒤에 올리라고 할게요. 사모님, 드시고 싶은 음식은 있으신가요?" "없어. 그냥 아무거나 괜찮아." 서하윤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지금은 딱히 식욕이 없었다. 아침을 거른 데다, 체력 소모가 너무 커서 그런지 오히려 배고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치 빠른 장민호는 더 깊게 묻지 않았다. 지금 서하윤의 얼굴 표정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게 분명해 보였다. 아마 차은우도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을 테니 장민호는 오늘 더욱 신경을 쓰기로 했다. “가서 밥 먹자.” 차은우는 그제야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왔다. 문 앞에 다다르자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서하윤의 손을 잡았다. 차은우가 다가오는 순간 장민호는 어리둥절해졌다. 서하윤의 어두운 표정과는 달리 차은우는 마치 봄바람을 맞은 듯한 얼굴이었는데 어젯밤 고열에 시달린 사람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온몸에서... 내면 깊숙이 우러나오는 듯한 만족감이 느껴졌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장민호는 순간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 잠시 후, 서하윤과 차은우는 26층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장민호가 미리 음식을 주문해 두었기에 두 사람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요리가 차려졌다. 서하윤은 원래 입맛이 없었지만 먹다 보니 식욕이 점점 되살아났다. 차은우는 서하윤이 계속 침묵을 지키는 걸 보고 그녀가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 그가 잘못한 게 맞았다. 아침에 그는 많이 과격했고 힘 조절도 제대로 하지 않아 그녀를 힘들게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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