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0장
성지현은 서하윤의 시선을 느낀 듯 손을 테이블 아래로 내리더니 넓은 소매로 손가락을 가렸다.
미쳤다. 까먹고 있었어.
서하윤을 만났을 때 바로 반지를 빼야 했는데, 서하윤이 이미 봐버린 건 아닐까?
아니야, 손가락에 반지가 하나가 아니라 검지에도 껴 있으니 티가 덜 났을 거야.
"아니, 난 이미 일정이 있어서."
서하윤은 성지현의 손에서 시선을 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성지현이 손을 너무 빨리 움직여 정확히 보진 못했지만 방금 손에 옥색 반지가 끼워져 있었던 것 같았다.
그 반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옥반지는 대개 비슷해 보이기 마련이라 순간의 착각일 수도 있었다.
게다가 제대로 보지도 못해 반지의 윤곽이 정확히 떠오르진 않았다.
거절당한 성지현은 불쾌한 기색 없이 차은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너는 어때, 은우? 오늘 일정 있어?”
서하윤은 더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바로 자리를 떠났다.
뒤에서 차은우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나랑 하윤이한테 이미 다른 계획이 있어. 너 어제 아프다고 그랬잖아. 푹 쉬어.”
차은우의 대답에 성지현은 조금 불만이 생겼는지 불평 섞인 말투로 물었다.
"어제 몇 번이나 문자 보냈는데 계속 답장이 없더라. 많이 바빴어?"
서하윤이 자리에 없어서인지 성지현은 반지를 굳이 가리지 않고 다시 드러냈다.
하정희가 말했듯이 반지는 차은우에게 자주 보여줄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할 테니까.
차은우는 성지현을 한번 쳐다보며 짧게 대답했다.
“응.”
"그래, 뭐. 난 오늘 호텔에서 푹 쉬어야겠네. 사실 너랑 옛날에 갔던 그곳에 가고 싶었는데. 모레면 세명시로 돌아가야 하거든. 나중에 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성지현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그리움이 가득했다.
차은우는 시선을 약간 내리며 말없이 듣고 있었다.
성지현은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혹시 이 반지가 차은우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하지만 여기서 더 말을 하면 자기가 너무 처량해 보일 것 같았다.
이때 차은우가 갑자기 일어나 성지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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