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9장

특히 입맛이 없을 때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잔치국수는 깔끔하면서도 영양가가 있어 먹기 아주 좋았다. 최한별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잔치국수? 아 나 마침 먹고 싶었는데, 여기 오니까 고향에서 먹던 음식이 너무 그리웠어.” 서하윤도 최한빈 표의 잔치국수에 기대가 생겼다. 이럴 때일수록 심플한 국수 한 그릇이 가장 편한 법이다. “역시 오빠는 날 너무 잘 알아. 오빠 내가 오빠 엄청 사랑하는 거 알지? 아, 근데 하윤 언니, 언니는 국수 좋아해?” 서하윤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마침 국수가 땡겼어.” 그러자 최한별은 더욱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셋이 가족이면 얼마나 좋을까. 입맛도 같아서 식사 준비하는 데도 고민이 없겠다. 말한 사람은 무심코 한 말이지만 듣는 사람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최한빈은 서하윤을 슬쩍 바라봤다. 서하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나 언니라고 부르잖아. 너도 내 동생 맞아.” 순간 최한별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맞아.”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최한빈은 몇 통의 전화를 걸고 나서 서하윤에게 물었다. “오늘 다른 일정 있어요? 없다면 한별이를 위해 몇 가지 일정을 계획했는데 같이 가서 놀래요?” 서하윤은 두 사람의 웨딩촬영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올 때 성지현은 분명히 차은우를 만나러 가는 것 같았다. 오늘... 이젠 차은우와의 일정은 아무 상관 없었다. “언니, 우리랑 같이 가자. 우리 오빠는 너무 재미없는 사람이야. 오빠랑만 있으면 나 너무 지루해.” 최한별은 입을 삐죽 내민 채 최한빈을 힐끔거리며 말했다. 이건 그녀의 진심이었다. 최한빈은 확실히 재미없는 성격이었다. 게다가 항상 바쁘기도 하고 두 사람은 공통의 대화 주제가 별로 없어서 여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에는 그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물론 그녀는 최한빈을 잘 알고 있었다. 최한빈은 여자는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해 자기와 함께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하며 추가적인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