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4장
최한빈은 문가에 서서 방 안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소리를 들었다.
서하윤이 최한별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는 들을 수 없었지만 최한별의 감정이 다소 안정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어느새 서하윤과 한 마디씩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제야 굳어졌던 최한빈의 얼굴이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그는 오랫동안 이렇게 누군가에게 신임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 평생 자기가 믿음을 줄 만한 사람을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서하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지금 최한별이 서하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한빈은 마음이 놓였다.
최한빈은 바지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내 한 대를 입에 물려고 했지만 곧 손길을 멈추고는 담뱃갑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가서 발코니로 향했다.
늦은 밤, 바람이 불어오는 발코니에서 최한빈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잠시 전 서하윤이 차은우의 동행 없이 혼자 왔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머릿속에 하나의 추측이 떠올랐다.
서하윤과 차은우 두 사람의 관계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지난번 서하윤이 위험에 처했을 때 차은우는 크게 초조해했는데 모두 차은우가 서하윤을 굉장히 아낀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듯했다.
최한빈이 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려는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가 걸려 온 상대를 보고 그는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차 회장.”
“서하윤 지금 그쪽에 있어?”
차은우가 다짜고짜 물었다.
최한빈은 살짝 멈칫하더니 손에 든 라이터를 내려다보았다.
“응, 한별이한테 문제가 생겨서 서하윤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지금 데리러 갈 테니까 주소 보내줘.”
차은우가 말했다.
최한빈은 알겠다고 대답했다.
둘은 긴말을 주고받지 않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감정이 남아 있는 듯했다.
마치 어둠 속에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는 듯이 말이다.
전화를 끊은 후 최한빈은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각인데도 차은우는 직접 서하윤을 데리러 온다고 했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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