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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장

서하윤은 문득 강은별을 바라보던 남윤길의 눈빛을 떠올렸다. 그 눈빛은 절대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보내는 순수한 시선이 아닌 것 같았다. 서하윤이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자 차은우가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서하윤은 생각을 정리하며 고개를 저었다. “별일 아니야. F국에 도착하면 은우 씨가 일하는 동안 난 은별이 만나러 갈 거야.” “그래.” ㅡㅡ 성지현은 오늘 친구 생일파티에 참석했고 막 와인 한 잔을 마셨다. 휴대폰에 메시지가 들어왔지만 그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야 확인했다. 메시지를 확인하니 친구가 사진 한 장을 보냈는데 그 사진에 성지현은 안색이 굳어졌다. 곧 친구가 문자도 한가득 보내왔다. [저 두 사람 나랑 같은 항공편이야. 나 오늘 F국에 가거든. 보아하니 두 사람 사이가 아주 좋아 보여. 차 회장이 아주 극진하던데? 너 정말 신경 안 써?] 성지현은 아주 불쾌한 표정으로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사진은 멀리서 찍은 도촬 사진이라 화질이 좋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분명 가까이 앉아 있었는데 차은우는 몸을 서하윤 쪽으로 기울이고 있었다. 때때로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서하윤은 분명히 차은우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같았다. 게다가 두 사람은 결혼까지 했다. 이 결혼... 그녀는 차은우가 서하윤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이 결혼은 최금주의 뜻에 따른 감정 없는 결혼이었고 그녀가 돌아온 이상 자기의 존재로 인해 차은우는 서하윤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F국으로 떠난다는 사실은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최근까지 성지현은 며칠 전 강민준 사건 때문에 조용히 지켜보며 차은우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정희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서하윤은 분명히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런 서하윤 앞에서 자신이 밀려나는 것은 당연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성지현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바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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