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8장
서하윤이 잠시 멈칫하자 하정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말했다.
“조금만 더 생각해 봐. 돈 말고도 원하는 게 있다면 다 들어줄게. 박창식 선생님의 그늘 아래에서 만족하며 살 거야? 너만 고개를 끄덕인다면 박창식 선생님보다도 더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어.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네 능력으로 굳이 박창식 선생님 밑에서 일할 필요 없잖아?”
하정희는 이번 만남도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지난번에 수표를 던져줘도 그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조건은 어쩌면 먹힐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그늘 아래서 사는 건 원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서하윤은 예상과 다르게 조금도 표정이 변하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절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 쓸데없는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곧 그녀는 차에 시동을 걸고 하정희 앞을 냉정하게 지나쳤다.
서하윤이 떠나버리자 하정희의 얼굴은 순간 일그러졌다.
기사는 가만히 서 있는 하정희를 보고 재빨리 차 문을 열며 말했다.
“사모님, 출발하시겠습니까?”
하정희는 어두운 얼굴로 한참 숨을 고르고 나서야 차에 탔다.
그러고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마음 한구석에 맺힌 울분을 삼켰다.
그녀는 서하윤과 차은우가 자기를 의심하고 있을 것이며 어쩌면 이미 사람을 붙여 뒤를 캐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년간 조심스럽게 숨어왔기에 차은우가 조사한다 해도 쉽게 흔적을 찾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차은우와 서하윤 모두 이제 그녀를 경계할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계속해서 그들의 일을 망쳐온 서하윤 덕분에 수년간 계획했던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하정희는 도무지 분을 삭일 수 없었다.
만약 이 일 때문이 아니라면 그녀는 굳이 차관우 옆에서 오랜 세월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차관우와 함께 보내온 세월을 떠올리며 하정희는 억울함에 이를 갈았다.
그녀는 핸드백에서 또 다른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서하윤이 거절했어요. 어떤 조건도 받아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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