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3장

서하윤은 강재민에게서 약간의 변화를 느꼈다. “무슨 생각해?” 차은우가 물었다. “강재민 씨 말이야. 왠지 예전보다 듬직해진 느낌이야.” 서하윤은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말했다. 그러자 차은우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강씨 가문에서는 이미 송주희의 비밀을 알아냈고 적당한 기회에 강재민에게 알릴 계획인 것 같아. 그때면 강재민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겠지.” 정말 놀라운 말이었다. 강씨 가문에서 벌써 송주희에 대해 조사했다니.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여겨졌다. 강재민이 송주희와의 결혼을 고집한다면 송주희에 대해 조사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ㅡㅡ 병원에서 막 나온 강재민은 멀리 있는 송주희를 발견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송주희에게 다가가 물었다. “병원엔 왜 왔어?” “아침에 오빠가 전화 받고 급히 떠나는 걸 보고 걱정돼서 따라왔어. 어디 아픈 거야?” 송주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야, 아픈 데 없어. 은우가 일이 좀 생겨서 입원했어. 보러 갈래?” 송주희가 차은우가 아닌 자기를 걱정한다는 생각에 그제야 강재민은 안심할 수 있었다. 강재민의 말에 송주희는 깜짝 놀라 두 눈을 크게 떴지만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굳이 갈 필요 없을 것 같아.” “내가 화낼까 봐?” 강재민이 물었다. 그러자 송주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은우 오빠 옆에는 서하윤이 있으니 내가 갈 필요 없잖아. 그리고 은우 오빠가 입원한 건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테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뭔가 이상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뭐가 이상한 건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강재민은 나중에 일이 정리되면 그녀에게 제대로 물어보기로 생각했다. “난 일 보러 가야 해. 넌 어쩔 거야?” 송주희는 시간을 힐끔 보며 말했다. “나 친구랑 약속 있어. 같이 스튜디오 하나 차릴 생각이라 세부 사항 논의 좀 하려고.” “그래, 다녀와. 저녁에 보자.” 강재민은 송주희의 이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