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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장

장민호가 이렇게 물었다는 건 뭔가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차은우 역시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오는 길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기쁨은 모두 불안으로 바뀌었다. “그게... 그게...” 차은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송주희는 불안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게... 미안해, 오빠. 아저씨가 이 만년필이 오빠와의 관계를 회복시켜 줄 거라고 해서 내가 가져다 놓은 거야. 아저씨는 오빠랑 화해하고 싶어 하셨고 나도 그 말을 믿었어. 그리고 난 그냥 만년필이라 별일 없을 줄 알았지.”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만년필을 가져왔다면 송주희 씨 말처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송주희 씨는 분명 두 분 사이에 얽힌 문제를 알면서 그분을 찾아갔어요. 이건 송주희 씨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걸 증명하죠.” 장민호는 가차 없이 송주희의 속내를 밝혀냈다. 송주희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런 게 아니에요. 전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이에요. 은우 오빠, 내 말 좀 믿어줘.” “데리고 나가.” 차은우가 차갑게 말했다. 그의 한 마디로 송주희는 모든 걸 깨닫고 절망했다. 이제 차은우와는 완전히 끝이다. 차은우는 절대 그녀를 다시 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녀와 차관우의 일이 두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했다면 이 만년필은 그녀와 차은우 사이를 단절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오는 길에 그토록 가득했던 기대는 이제 모두 허망한 꿈이 되어버렸다. “은우 오빠, 내가 정말 미안해. 나 더는 실수하지 않을게. 그러니 나 좀 용서해 줘.” 송주희는 울면서 애원했지만 차은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장민호가 냉정하게 말했다. “나가세요.” 송주희는 어쩔 수 없이 나갔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는데 장민호가 말했다. "그 만년필이 아무 일도 일으키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그렇지 않았으면 송주희 씨 목숨도 남아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저... 저도 피해자예요. 장 실장님, 이건 저한테 너무 불공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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