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7장

감히 악물을 이 사무실에 숨겨두었다니. 물론... “송주희도 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를 수도 있어. 이용당한 거지.” 차은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전화해서 한번 회사에 들리라고 해.” “네.” ㅡㅡ 장민호의 연락을 받은 송주희는 너무 기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바로 택시를 타고 청하 그룹으로 향했는데, 차 안에서 그녀는 거울을 들고 수도 없이 화장을 고쳤다. 평생 차은우와 다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장민호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설마 은우 오빠가 날 용서한 걸까? 송주희는 마음을 다잡고 차은우에게 모든 걸 해명할 준비를 했다. 그가 봤던 영상들은 모두 누군가 몰래 찍은 것이며 사실은 차관우가 그녀를 협박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별장에서 먹었던 음식에는 반드시 이상한 약물이 들어갔을 거라고... 사실을 알게 된다면 차은우는 분명 그녀를 용서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강재민과는... 어차피 강재민은 가문에서 쫓겨나 그녀의 집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강재민이 강씨 가문 도련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강재민을 선택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강재민이 유일한 후광까지 잃었다면 그녀도 더는 그와 함께할 이유가 없다. 차은우만 그녀를 용서한다면 그녀는... 역시 차은우를 선택할 생각이었다. 아름다운 상상을 하며 그녀는 청하 그룹에 도착했고 바로 회장 사무실로 올라갔다. 넓고 큰 창문 앞에 서 있는 남자의 넓은 어깨에 그녀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은우 오빠... 오빠가 믿든 말든 상관없긴 한데... 그 일은 정말 아저씨가 강요한 거야. 난 너무 무서웠어. 오빠도 이젠 사실을 알게 된 거지? 나 용서하기로 한 거지? 역시 오빠는 그럴 줄 알았어.” 송주희는 울먹이며 그동안 참아왔던 억울함을 모두 쏟아내듯 말했다.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장민호는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강요당한 부분은 사실일 수 있지만 송주희가 차관우에게 접근한 초기 의도가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