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5장

보기 좋군. 최근에 둘의 관계가 급격히 발전한 게 보였다. 어쩌면 증손자가 곧 생길지도 모른다. "마침 하윤이도 왔으니 이 편지를 보여주면 되겠군." 진덕화가 갑자기 최금주에게 말했다. 최금주는 신중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원래는 내일 불러서 보여주려고 했는데 마침 두 사람이 함께 왔으니 지금 바로 보여주지." 옆에 있던 박창식의 표정은 조금 무겁게 변했다. 진덕화가 말한 편지에는 아주 중요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놀라운 것은 이 편지가 김영자가 보내온 편지라는 것이다. "이 편지가 네 영자 할머니의 친필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겠어?" 최금주가 서하윤에게 물었다. 그들은 김영자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의 필체가 변했을까 걱정이 되었다. 서하윤은 살짝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손에 들었다. 요즘 시대에 사람들은 메시지를 전할 때 X톡이나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편지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잘 전달하기도 한다. 서하윤은 코끝이 시큰해졌다. 김영자는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돌봐주며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서하윤에게 김영자는 친할머니와 같았다. "영자 할머니 편지가 맞아요." 서하윤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영자는 편지에서 자기는 잘 지내고 있으며 서하윤이 차은우와 결혼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적었다. 그리고 최금주에게 그녀를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현재 세명시에서 발생한 악한 일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최금주에게 서하윤이 반드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라고 했다. 그리고 곧 세명시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서하윤이 편지가 진짜라고 말하자 세 노인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눈시울이 붉어졌다. "영자 누님이 돌아오면 지낼 곳이 없으니 내 산장에서 지내면 되겠네. 내 산장은 경치도 좋고 지낼 곳도 많아 선택의 여지도 많지. 작은 동물을 키우거나 채소를 기르고 싶다면 내 산장만큼 완벽한 곳은 없을 거야." 진덕화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의 산장은 정말로 노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