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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장

곧이어 서하윤이 차에 탔다. 차은우는 서하윤의 손에서 쇼핑백을 직접 받아들였는데 마치 신사답고 배려심이 깊어 보였다. 비록 약간의 거리가 있었지만 성지현은 차은우의 행동에서 차은우가 서하윤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은우는 분명 미소를 짓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차은우가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그는 어린 시절의 경험과 신분 때문에 항상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고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강재민과 몇몇 친구들과 있을 때는 그나마 얼굴이 조금 부드러워지곤 했다. 이 순간, 성지현의 자존심은 와르르 무너지고 얼굴이 점차 창백해졌다. 그녀는 서하윤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던 고모의 말이 떠올랐다. 아니다. 차은우가 결혼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은 서하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결혼은 차은우에게 단지 타협이었을 뿐이다. 타협으로 맺어진 결혼이 과연 그에게 어울릴까? 성지현은 차은우에게 어울리는 여자는 오직 자기뿐이라고 생각했다. 곧 성지현은 다시 예전의 자존심과 고귀함을 되찾았다. 그때, 하정희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 “지현아, 고민은 좀 봤어?” 하정희가 물었다. 성지현은 잠시 망설였지만 방금 본 장면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아줌마 정말 자신 있어요? 저는 확실한 보장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백 퍼센트 자신 있지. 서하윤이 차은우와 결혼한 이유는 서하윤이 악물을 잘 알고 또한 잘 이용하기 때문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넌 절대 서하윤의 상대가 될 수 없어.” 하정희가 말했다. 전에 하정희는 그녀에게 이 말을 했었지만 성지현은 믿지 않았다. 비록 서하윤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그런 수단까지는 쓰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금 본 장면은 그녀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어쩌면 정말 서하윤은 그런 방법을 썼을지도 모른다. “아줌마가 한 말 믿어볼게요.” 차은우를 손에 넣으려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봐야 한다. 게다가 강민준은 이미 준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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