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0장

캐슬과 같은 저택에서, 강은별은 정말 즐거운 휴가를 보냈던 것 같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동경과 기쁨이 가득했다. 밝은 그녀의 목소리에 서하윤도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는 순간이다. 이때 전화기 너머에서 강은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별 씨, 곽 대표님이 한번 보자 시네? 근데 언제 곽 대표님이랑 알게 된 거야? 스태프들에게 커피도 돌렸대!” 서하윤은 ‘곽 대표’라는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곽경훈?” 전화 건너편의 강은별은 잠시 침묵한 뒤 동료에게 알겠다고 대답하고 서하윤에게 간단히 설명했다. “맞아, 조예은 씨가 촬영이 있어서 함께 온 것 같아. 조예은 씨 오늘 촬영하러 오는 날이거든. 근데 나는 왜 보자고 하는지 모르겠어. 먼저 나가볼게.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하윤아.” “그래.” 서하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곽경훈과 조예은이 함께 F국에 갔다고? 이번에는 곽경훈이 정말 강은별을 놓아준 것 같다. 이건 좋은 일이다. —— 곧 강은별은 곽경훈을 볼 수 있었다. 제작진은 곽경훈의 신분이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고 특별히 그를 위해 휴식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덩달아 조예은의 대우도 남윤길과 비슷할 정도였다. 그녀는 곽경훈을 바라보았는데 곽경훈은 조예은과 남윤길이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연기 중의 조예은은 정말로 눈부셔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었다. 하여 강은별은 곽경훈이 조예은에게 진심이라고 생각하며 얼마 전 곽경훈이 세명시에서 그녀를 찾아왔던 건 그냥 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곽경훈과 어떤 말을 나눠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현재의 곽경훈은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져서 당황스러웠다. “날 좀 보자고 했다며? 무슨 일이야?” 그녀는 시간 낭비를 하기 싫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곽경훈은 그제야 시선을 돌려 강은별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보지 못한 사이에 그녀는 많이 여위었다. 곽경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은별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곽경훈...?” “앉아서 천천히 얘기하자.” 곽경훈이 시선을 돌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