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8장

“나랑 이혼하고 싶다는 거, 혹시 최한빈 때문이야?” 차은우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최한빈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 서하윤의 소원을 들어줬을 수도 있겠지만 최한빈은 그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굳이 최한빈이 아니더라도 차은우는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서하윤은 저녁 한 끼가 이렇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다. 지난번에 차은우가 그녀를 오해했을 때 그녀는 분명히 아니라고 했다. 설마 이혼 문제에서 유책자가 반드시 그녀여야 하는 이유라도 있을까?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다. “차은우 씨, 나와 이혼하고 싶다면 그냥 말해. 난 은우 씨에게 매달리지 않아. 그러니 괜히 그런 얘기할 필요 없어!” 어제는 아기를 원한다고 하더니,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역시 남자란 믿을 수 없는 존재다. 차은우는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뒤따르던 차들은 당황한 듯 클락션을 눌러댔고 서하윤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 차은우는 다시 핸들을 돌려 차를 길가에 세웠다.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너랑 이혼하고 싶다고 했지?” 차은우는 애써 차분하게 물었다. 서하윤은 잠시 멈칫했다. 하긴... 그는 이혼하겠다고 한 적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었던 걸까? “난 은우 씨가 나랑 이혼하고 싶어 하는 줄 알았어.” 서하윤이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차은우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최금주의 덕분이자 조금의 우연이 섞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지현의 컴백은 그녀에게 그들의 결혼 생활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차은우도 당황했다. 순간, 방금 전의 긴장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차은우는 얇은 입술을 살짝 올렸다. “난 너와 이혼할 생각이 없었어.” “나와 최한빈 씨도 그냥 친구일 뿐이야.” 서하윤도 해명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들은 방금 전 서로가 다소 유치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게 그저 단순한 오해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