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7장

“지석 씨.” 서하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 차은우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도 식사하러 왔어?” 차은우의 표정은 다소 차가워 보였고 기분도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다. 서하윤은 차은우가 그녀의 말을 무시할 줄 알았지만 차은우는 기꺼이 대답했다. “응, 병원에서 온 거야?” “응, 우린 거의 다 먹었...” 서하윤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차은우가 끼어들었다. “마침 잘됐네. 같이 먹으면 되겠다.” 그러자 최한빈은 미소를 지으며 차은우를 바라봤다. “몇 가지 주문 더 할게.” 서하윤은 다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원래 차은우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박지석은 이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차은우와 서하윤 사이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최한빈도 마찬가지다. 세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은우와 다음 주에 약속을 잡았을 텐데... 하지만 이제 와서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는 앉을 수밖에 없었다. 최한빈은 추가로 몇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박지석은 최한빈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와 최한빈은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었지만 같은 도시에서 살고 있어 몇 번 얼굴을 본 적은 있었다. 그러니 상업적인 이야기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운전했어?” 차은우가 갑자기 서하윤에게 물었다. 이 상황이 어색했던 서하윤은 괜히 휴대폰을 꺼내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여 그의 말에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차은우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고서야 그가 자기에게 질문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응, 나 운전했어.” “그럼 밥 다 먹고 같이 집에 가자.” 차은우가 또 말했다. “그래.” 서하윤은 약간 놀랐다. 그와 박지석에게 다른 일정은 없는 건가? 오랜만에 만났을 텐데 그녀와 함께 바로 집에 간다고? 그리고 기사는? 기사는 항상 대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이런 질문들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다시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다행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