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6장

아름답지만 낯선 여자의 출현에 그녀는 잠시 놀랐다. 함께 쳐다보면 상대가 시선을 돌릴 줄 알았지만 그 여자는 계속해서 서하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마치... 라이벌을 보는 눈빛과도 같았다. 갑자기 여자가 다가와 최한빈의 옆에 앉았다. 서하윤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최한빈과 아는 사이였던 걸까? 최한빈의 여자친구인가? “한빈 씨, 드디어 얼굴 보네! 전화만 하면 항상 바쁘다고 했잖아. 다른 여자와 데이트하느라고 바쁜 거였구나?” 여자는 최한빈의 팔을 감싸며 애처롭고 의심 가득한 눈빛과 함께 애정과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한빈은 순간 몸이 굳어지더니 바로 여자의 손을 뿌리치고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서하윤은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물컵을 들어 마셨다. 이때 말하면 오해만 더할 것 같았다. “한 달 만에 얼굴 보는데... 나 한빈 씨 정말 보고 싶었어.” 여자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특히 최한빈이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아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내 말 기억 안 나?” 최한빈의 질문은 단순한 질문처럼 들렸지만 듣는 사람의 가슴을 무겁게 했다. 여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최한빈은 분명 그들이 침대 위의 파트너라고 분명히 말했고 여자도 이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질리면 돈을 주고 헤어지는 관계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최한빈 곁에서 가장 오래 버틴 여자라 말했다. 최한빈은 친구들을 만날 때도 가끔 그녀를 데리고 나갔기에 그녀는 자기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혹시... “새로 만나는 여자야?” 여자는 질투심을 참지 못하고 서하윤을 쳐다보며 최한빈에게 물었다. 서하윤이 즉시 해명했다. “우린 그냥 친구예요. 친구 병문안 왔다가 같이 식사하는 것뿐이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그리고 전 이미 결혼했어요.” 최한빈은 서하윤이 관계를 부인할 때 저도 몰래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측근이라면 그가 지금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서하윤의 부인 때문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곁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