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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장

남윤길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옆에 있던 윤현우는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그와 남윤길은 예전에도 F국에 두세 번 왔지만 그 별장은 본 적이 없었다. 그가 아무리 F국의 음식이 지겹다고 투덜대도 남윤길에게서 별장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으니 말이다. 어쩜 이렇게 차별 대우를 하는 건지... 윤현우는 남윤길이 강은별을 위해 그 별장을 임시로 사거나 임대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식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윤현우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깜빡했네. 잠시 후 촬영해야 할 씬에 국내 배우가 필요했잖아. 근데 우리가 섭외한 여배우가 급한 일로 올 수 없게 되어서 다른 배우로 교체했어. 저번 네 작품에도 단역으로 출연했던 조예은이야. 아마 누가 추천해 준 것 같아.” “켁켁켁……” 강은별은 사레가 들려서 기침을 멈추지 못했다. 남윤길은 물 한 잔을 건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천천히 먹어요.” 그러더니 무표정하게 말했다. “조예은이 누구야?” 윤현우는 남윤길이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진짜로 조예은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들은 함께 작업한 적이 별로 없었으니까. 조예은은 단역으로 한 장면에만 출연했을 뿐이었다. 강은별은 이 상황에 약간 안도하며 생각했다. F국은 너무 작은 거 아닌가? 그렇게 많은 작품이 동시에 촬영 중인데 왜 하필 조예은을 선택했을까? 윤현우가 말한 대로 누군가의 추천이 있었던 것 같았다. 강은별은 곽경훈이 떠올랐다. 보아하니 곽경훈과 조예은은 잘 지내는 것 같았다. 어쩌면 조예은을 추천한 것이 곽경훈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은별이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 간 사이에 윤현우는 조용히 남윤길에게 물었다. “너 정말 조예은 기억 안 나? 조예은 곽경훈의 새 애인이잖아. 저번에 출국할 때 공항에서 만났잖아. 보아하니 곽경훈은 강은별 씨를 포기한 것 같아. 네 쪽은... 생각해보니 그냥 네 마음대로 해. 난 이미 홍보 계획을 시작했거든.” 남윤길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러길 바랄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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