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4장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게 했습니다. 우리 애들이 확실하게 혼내줬기에 앞으로 예쁜 여자를 만나도 서지 못할 겁니다.” 최한빈은 담배를 빨며 말했다. “아직 부족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습니다. 소주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감히 소주님의 여동생을 건드리다니, 죽이지 않는 것만 해도 그들은 천만다행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 최한빈은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맞은편 거리에서 오가는 차와 사람들을 바라보며 담배를 몇 번 더 빤 후 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병원으로 돌아가려는 그때, 그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한 통 도착했다. 파일이었다. 그 안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서하윤과 차은우는 할머니의 중재로 결혼하게 되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감정이 별로 없다. 얼마 전 서하윤은 하루 동안 집을 나갔고, 두 사람은 이혼할 의사가 있는 것 같다. 차은우가 좋아하는 사람은 성지현이다. 최한빈은 “이혼”이라는 단어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ㅡㅡ F국, 촬영 현장. 치열한 총격전 장면이 드디어 끝났다. 강은별이 남윤길의 곁으로 달려갔을 때, 남윤길의 목 부위에는 상처가 나 있었었다. “선생님, 다치셨어요!” 남윤길은 손을 들어 자기 목을 만졌고 정말 약간의 피가 묻어 있었다. 많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따끔한 상처에 그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단순한 찰과상일 뿐이니 괜찮아요.” 이번 촬영이 끝나고 30분 뒤면 또 다른 씬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작은 상처는 그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강은별은 그 상처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약상자 가져와서 소독해 드릴게요. 이대로 냅두면 나중에 흉터가 남을지도 몰라요.” 남윤길과 오랫동안 함께 일하다 보니 그녀는 남윤길이 얼마나 헌신적인 배우인지 잘 알게 되었다. F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곧바로 촬영에 들어갔고 며칠 동안 휴식도 하지 못했다. 몇 분 후, 강은별은 약상자를 가져와 남윤길의 상처를 세심하게 소독했다. 이때 마침 윤현우가 그 장면을 보았다. 강은별은 남윤길의 상처를 진지하게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