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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장

두 사람은 웃고 떠들며 걸어가다가 성지현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다 아주 가까이 다가온 뒤에야 성지현을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서하윤은 순간 미소가 사라졌다. 성지현은 아무 말 없이 서하윤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서하윤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강은별은 성지현과 친하지 않았다. 예전에도 본 적이 거의 없었고, 각종 뉴스에서만 많이 봤기 때문에 굳이 인사하지 않았다. 앞으로 조금 걸어간 뒤 강은별이 서하윤에게 조용히 말했다. “성지현이라는 여자 나 예전에도 들어본 적 있어. 자존심 엄청 강하고 까다로운 여자라고 하던데... 너 저 여자랑 너무 깊이 얽히지 마. 안 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서하윤은 ‘응’ 하고 짧게 대답하며 성지현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강은별과 길가에서 헤어진 후 서하윤은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한편, 쇼핑몰 입구에 남아 있던 성지현은 서하윤이 고명 그룹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침묵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갑작스러운 휴대폰 벨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네, 아줌마.” 성지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갑자기 하정희가 왜 연락한 거지? 차은우의 새어머니인 그녀를 성지현은 좋아하지 않았다. 배우 출신이라 그런지 그녀는 늘 가식적이었고 성지현은 그런 모습이 아주 눈에 거슬렸다. “그동안 너에게 말하지 않은 건 우리가 무정이가 서하윤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야. 서하윤과 이혼할 거라 믿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말해야겠구나. 은우와 서하윤은 반년 전에 이미 결혼했어.” 하정희의 말에 그녀는 큰 충격을 받고 귀가 윙윙거렸다. “뭐라고요?” “너와 은우가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도와줄 방법이 있어. 다만 내 조언을 따라야 해...” 하정희는 그 뒤에도 계속 무언가를 말했지만 성지현은 너무 큰 충격에 뒷말을 거의 듣지 못했다. 결혼했다니... 그동안 서하윤이 그녀를 만날 때마다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이었나. 예전에 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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