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0장

이때까지도 송주희는 차은우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차은우는 무뚝뚝했고 그의 차가운 기색은 사람의 마음을 오싹하게 했다. 그제야 송주희는 눈물을 닦으며 뭔가 잘못된 것을 알아차렸다. “은우 오빠...” 그녀는 차은우 뒤에 있는 장민호를 힐끗 보았다. 순간 장민호가 오후에 전화로 한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더불어 차은우의 차가운 태도는 그녀를 더욱 혼란스럽고 두렵게 만들었다. 그녀는 마치 손에 닿을 듯했던 모든 것이 멀리멀리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 나한테 숨기는 일이 없어?” 차은우가 입을 열었다. 얼음처럼 차가운 그의 목소리는 사람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 송주희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다. 혹시... 안 돼, 불가능해. 은우 오빠가 알 리가 없어. 그녀와 차관우의 만남은 언제나 비밀이었으니 절대 들키지 않을 것이다. 혹시 서하윤이 은우 오빠에게 뭔가 말했을까? 서하윤은 왜 이렇게 악랄한 걸까? 송주희는 서하윤이 꼭 자기를 해치려고 작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나 오빠한테 숨기는 거 없어. 누가 뭐라고 했어?” 송주희는 애써 떨림을 억누른 채 불안한 말투로 되물었다. 그러자 장민호는 싸늘하게 웃었다. 만약 그가 그 사진과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지금 송주희의 무력함을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직접 그 증거를 목격했다. 그러자 차은우는 더는 송주희를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돌려 장민호에게 말했다. “장 실장, 알아서 처리해.” 그 말을 끝내고 그는 병실을 나갔다. 송주희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은우 오빠...” 은우 오빠가 어떻게 이렇게 가버릴 수 있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혼란스러움이 밀려와 마음이 점점 더 가라앉고 두려움이 솟구쳤다. 어렴풋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녀는 애써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를 다쳐서 내려올 수가 없었다. “움직이지 마세요. 회장님은 나가신 이상 절대 돌아오지 않아요. 방금 기회를 줬는데 잡지 않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