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9장

차은우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너 이제 몇 살인데, 뭐든지 스스로 해결할 줄도 배워야지. 눈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내 기억으론 너 친구도 많고 대학교 때 남자친구도 있었잖아. 그 남자 세명시로 데려올 생각은 없어?” 송주희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 난 대학교 때 남자친구 사귄 적 없어. 누가 그래? 나한테 남친이 있었다고? 대학교 때 고백은 많이 받았지만 난 전부 거절했어. 여태 누구랑 사귄 적이 없다고.” 그러자 차은우가 무심하게 말했다. “그게 중요해?” “은우 오빠, 나...” 송주희는 이 기회에 고백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차관우의 등장으로 하고 싶었던 말을 삼켜버렸다. 차관우는 차은우를 보며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은우야, 여기서 다 만나네? 이런 우연이 다 있나.” 차은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우연이요?” “너는 아버지라고 부를 줄도 몰라?” 차관우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하정희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은우야,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마침 너한테 해줄 말이 있어. 사실 그때 일은 네 아버지나 네 어머니의 잘못이 아니야. 전부 내 잘못이었어. 내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이 오랜 세월 동안 나는 죄책감을 안고 살았어. 시간도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 아직도 네가 아버지와 그 일로 멀리 지내는 건 마땅치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보상할게.” 그녀의 말은 진실되고 후회에 가득 차 보였다. 스크린을 떠난 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연기력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송주희는 입을 다물고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정희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면, 그녀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믿었을지도 모른다. 차은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혐오스럽다는 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냥 가시죠.” 차관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난 네 아버지야!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고, 내가 돌아온 후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