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0장

두 사람은 며칠 동안 헤어지는 것조차 참기 어려울 만큼 애처로운 건가? 차은우는 생각할수록 얼굴이 어두워졌다. 고열로 병색이 가득한 얼굴엔 분노가 서려 있어 더 음침하게 보였다. “오후에 우연히 마주친 것뿐이야. 몸은 어때? 병원엔 안 가봐도 돼?” 서하윤은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차은우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는 걸 몰랐더라면 그녀는 아마 차은우가 질투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차은우는 입술을 단단히 다물었다. 우연? 이게 우연이라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탓에 평소 감정을 잘 제어하던 그는 지금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다. “병원엔 가고 싶지 않아.” “저기... 지사 장 대표가 저한테 볼 일이 있다고 하는데... 가봐도 되겠습니까? 사모님, 회장님 부탁드릴게요.” 장민호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아무튼 서하윤이 있는 한 차은우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는 두 사람에게 반응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돌아서 떠났다. 마치 호텔 로비에 큰 재앙이라도 생길 것처럼. 서하윤은 장민호를 부를 틈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차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들어가자. 체온 다시 확인해야겠어.” 계속 고온 상태를 유지한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차은우는 더는 애처럼 굴지 않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에서, 차은우는 고개를 숙여 서하윤을 응시했고 서하윤은 그의 시선이 다소 이상하게 느껴졌다. “불편한 곳이 있으면 말해.” “마음이 불편해.” 차은우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서하윤이 되물었다. “왜?” 차은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너도 알잖아.” 뭘 안다는 거지? 차은우의 애매한 대답에 서하윤은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차은우의 몸 상태를 생각해 더는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 두 사람은 곧 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서하윤은 체온계를 찾아들고 차은우에게 건넸다. “먼저 체온부터 체크해.” 체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