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2장
비록 겉으로는 격노하며 반박했지만 실상 그의 마음은 아주 조마조마했다.
어떻게 이렇게 직접적으로 추측할 수 있지?
차은우는 한때 차관우에게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 보니 너무 순진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차은우는 드디어 확실한 답을 얻게 되었다.
“당신의 지시였군요.”
차은우의 확실하다는 어조에 차관우는 안색이 확 변하며 말했다.
“무슨 헛소리야? 이 시간에 집에서 잠이나 잘 것이지 어디서 소란을 피워? 별일 없으면 가 봐!”
“저 먼저 들어가 쉴게요.”
하정희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차은우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차은우의 질문은 이미 그들이 서하윤을 납치하도록 지시한 것을 눈치챘다는 것을 의미했다.
연락이 닿지 않는 그곳 사람들과 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내 아내 납치를 사주해 놓고 오늘 밤 편하게 잘 생각인가?”
차은우는 싸늘하고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차관우는 펄쩍 뛰며 말했다.
“왜 자꾸 헛소리야?!”
하정희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의 말투는 그들을 질책하러 온 것이 아니라, 증거를 쥐고 그들에게 책임을 물으러 온 듯 했다.
증거...
설마 일에 차질이라도 생긴 건가?
지금의 차은우는 단지 예전처럼 강하게만 나오며 반항하던 소년이 아니다.
간단한 말 몇 마디와 싸늘한 눈빛으로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차은우가 하정희를 빤히 쳐다보자 하정희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더 많은 것을 드러내면 절대 안 되니까.
이 사건은 절대 드러나면 안 된다.
그제야 하정희는 최한빈이 왜 갑자기 전화를 걸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가 뭔가를 알아챘거나, 그들의 접촉을 차은우에게 알린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흘려내렸지만 곧 차분함을 되찾았다.
이 사건은 그들이 성급했던 것이다.
좀 더 기다려 행동했더라면 차은우는 절대 찾아오지 않았을 텐데...
결국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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