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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장

어머니는 역시 노망이 든 게 틀림없어.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옛날얘기만 늘어놓다니. 최금주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래, 나도 몸 잘 추슬러서 은우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거다.” 그녀는 평생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 단지 아들 교육만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을 뿐이다. 차관우가 이렇게 된 것도 그녀의 책임이었다. 이 20여 년 동안 차관우가 저지른 일들을 떠올리면 그녀는 가슴을 돌덩어리로 짓누르는 것처럼 답답함을 느꼈다. 차은우는 더는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어머니, 저도 방금 귀국해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으니 먼저 가볼게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 바로 달려올 테니까요.” “그래, 가라.” 최금주는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더는 붙잡지 않았다. 지금 그녀에게는 아들이 있든 없든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병실 문을 나서는 차관우의 얼굴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최금주는 문밖에 서 있는 하정희를 발견했다. 처음 그녀를 봤을 때부터 최금주는 이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관우가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하정희는 예전보다 더 교묘하게 자기 속셈을 숨기고 있었다. 최금주의 시선을 느낀 하정희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최금주의 눈에서 혐오스러운 표정을 읽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하정희는 이미 오래전에 최금주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다. 최금주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 차관우는 그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오랜 시간 쌓아온 그녀의 능력 덕분에 말이다. 이제 차관우는 최금주에게 애틋한 모자 간의 정조차 얼마 남아 있지 않았고 게다가 남은 정마저도 거의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김 집사는 적절한 타이밍에 문 앞을 가로막았다. 최금주가 그녀를 싫어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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