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4장

차은우를 보자 서하윤은 순간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어젯밤의 일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차은우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정확히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인 서하윤을 첫눈에 알아보았다. 그녀는 다소 안쓰럽게 보였고 사람들의 동정을 자아냈다. 그는 잠시 마세라티를 힐끔 보았다. 바로 이 차인가? “놀랐어?” 차은우는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서하윤 앞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서하윤은 그의 시선을 마주쳤다. 아무렇지도 않던 감정이 그의 질문에 오히려 서러운 마음이 생겼다. “아니, 지금 경찰 기다리고 있었어.” “당신이 박은 거야?” 차은우는 고개를 돌려 진미소를 내려다보았다. 차은우를 발견한 진미소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차은우? 차은우가 왜 여기 있는 거지? 갑자기 서하윤이 방금 전화로 차 사고에 대해 말했던 일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차은우에게 건 전화였어? 정말 총명한 여자네. 작은 교통사고 하나로 차은우를 움직이다니. 평일에 차은우는 아주 바쁠 텐데 말이다. 역시 천박해. 진미소는 멍하니 차은우를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차 회장님, 제가 박은 건 맞지만 앞에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서 추돌한 거예요.” 차은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나 알아?” 서하윤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미소의 태도를 보니 차은우와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 같았다. 진미소는 당황한 듯 말했다. “어젯밤 술집에서 봤잖아요. 우리 같이 술도 마셨는데.” 바로 어젯밤의 일이었다. 그녀는 차은우에게 여러 번 술을 권했었다. 설마... “술집?” 서하윤은 차은우를 바라봤다. 어젯밤 힐리우스에서 나가고 술집에 갔었다고? 그리고 그곳에서 진미소와 술을 마셨고? 차은우는 서하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응, 술집에 갔지. 근데 이 여자는 기억 안 나.” 이것은 그가 서하윤에게 건넨 설명이다. 진미소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기억 안 나신다고요?” 몇 시간이나 함께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