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6장
서하윤은 휴대폰을 꺼냈다.
“오빠, 이 영상부터 봐봐. 이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오빠가 이런 현실을 마주하지 않길 바랐어. 그리고 난 혹시라도 심은아 씨가 정말 오빠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 왜냐하면 우리 오빠는 정말 멋진 사람이고 어려서부터 인기도 많았잖아. 그래서 나도 진심으로 오빠를 사랑해 줄 여자가 생기길 바랐어.”
서하윤의 말에 서하준의 안색은 점점 굳어지고 눈가가 빨개졌다.
영상 재생 버튼 위의 손가락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망설임도 잠시, 서하준은 결국 손가락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고화질 영상 속에서 심은아가 방 키를 들고 호텔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왔다.
방으로 들어가기 전 심은아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곧 키카드를 사용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영상은 빠른 재생으로 후반부에 들어섰다.
곧 차은우가 나타났고 그로부터 2분도 지나지 않아 장민호가 등장했다.
장민호는 문을 두드리더니 이내 발로 차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심씨 부부가 등장한다.
비록 고화질 카메라가 두 사람의 미세한 표정까진 담지 못했지만 장민호가 문을 열고 들어온 후 그들이 놀라는 모습과 욕실 타월 하나만 두른 채 서둘러 도망치는 심은아를 부축하는 장면에서 그들의 당황스러움이 엿보였다.
그 장면은 아주 선명했다.
서하준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이 모든 게 은아 아버지와 삼촌의 계획이라고 했어. 은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몰랐고 차은우가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고 했어. 마침 샤워를 금방 마친 상태였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몰랐대.”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지.”
사실 영상만으로는 심은아가 모든 걸 알고 차은우를 유혹하려 했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심은아는 어젯밤부터 이미 변명거리를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모든 잘못을 그의 아버지와 삼촌에게 돌리고 그녀는 완벽한 피해자 행세를 했다.
심은아답게 빠르고 영리하게 대처한 셈이었다.
게다가 예전에 차은우를 좋아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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