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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장

“예전엔 내가 눈이 멀었던 거지.” 서하윤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예전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나았다. 그때 일을 떠올리면 오히려 임수호와 그들의 현재 상황이 아직 그렇게 끔찍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손발은 멀쩡하니까. 그들은 누군가의 손에 생사를 맡긴 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처지는 아니었다. 임수호는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서하윤을 노려보며 말했다. “나 지금 너한테 기회 주는 거야. 내 연예계 복귀에 도움을 준다면 나 앞으로 너한테 잘할게. 모두에게 널 내 동생이라고 공개할 거야. 임수아의 생사는 더는 상관하지 않아. 걘 자격이 없거든.” 서하윤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예전에는 단지 임수호를 인성이 없고 이기적인 인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뻔뻔하고 비열하며 수치심까지 없는 인간이다. 몇 번이고 찾아와서는 서하윤이 했던 말을 전혀 듣지 못한 사람처럼 점점 더 황당한 요구를 해대고 있었다. “꺼져.” 서하윤은 욕설을 내뱉고 바로 차 문을 열고 탔다. 임수호는 재빨리 뒷좌석 문을 열려고 했지만 한발 늦었다. 서하윤은 이미 문을 잠가버렸다. 그는 일그러진 안색으로 서하윤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서하윤, 너 내려와. 네가 원하는 게 뭔데?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임수아에게 했던 것처럼 나 너한테도 잘해줄 수 있어. 너 내가 너한테 잘해주길 바랐잖아? 지금 당장 그렇게 해줄게. 그래도 안 돼? 형들도 나처럼 너한테 잘해줄 거야. 맞다. 엄마도, 엄마도 매일 집에서 너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너한테 보상해 주고 싶다고 해. 네가 집에 돌아오면 우리가 백 배로 잘해줄게. 이걸로도 안 돼?” 서하윤은 강하게 엑셀을 밟았다. 차가 빠르게 출발하자 임수호는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넘어졌다. 잠시 후, 그는 주먹으로 땅을 세게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빌어먹을! 서하윤, 너 두고봐. 반드시 후회하게 해 줄 거야! 언젠가 나한테 애원하는 날이 올 거야. 그땐 난 너한테 눈길도 주지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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