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0장
전화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최한영은 전화를 끊고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계속 묻는다고 해서 답이 나올 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오빠가 솔직하게 말할 리도 없었다.
“그냥 오빠 생각나서 전화한 거야. 별일 없으면 전화 끊을게. 나 방학에 한 번 돌아갈 거야.”
“응, 외국에서 조심하고, 일 있으면 전화해.”
남매는 전화를 끊었다.
최한빈은 옷도 입지 않은 채 손에 담배를 쥐고 있었다.
그의 눈앞은 아수라장으로 바닥에는 옷들이 흩어져 있었다.
진미주는 언제 내려왔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막 속옷을 입고 바닥에서 옷을 찾고 있었다.
아까는 너무 급하게 행동해서 그녀의 치마를 찢어버린 것 같았다.
“옷 보내라고 말해 뒀으니 너 먼저 씻어.”
최한빈이 입을 열었다.
진미주는 속옷을 입으려던 손을 멈추고 최한빈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이미 오랜 시간 이런 애매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처음엔 그녀가 술을 마시고 용기를 내어 그를 유혹했었다.
당시 그는 약에 취해 있었고 나중에는 그녀에게 보상을 해주려 했으나 그녀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조건을 내걸었다.
그녀는 그와 연애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최한빈은 이를 거절했고 자기는 비혼주의자라 그녀가 그의 여자친구가 되는 일은 없다고 딱 잘라서 말했다.
그의 주변엔 여자가 끊이지 않았는데 그녀들과는 단지 하룻밤 관계일 뿐이었다.
최한빈은 진미주에게 그녀가 최한영의 동창이자 친한 친구라 기껏해야 원나잇 상대만 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연인이 되어 그를 도와 사업에서 더 큰 성과를 얻게 해주겠다고 장담했다.
사실 그녀는 이미 그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끔찍한 상황에서 구해줬고 그녀는 이제 그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되었다.
이익을 교환하는 것은 그녀의 핑계였고 진심으로 그녀는 그와 함께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비록 세상에 드러날 수 없는 관계라 해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는 기억을 밀어내며 생각을 접었다.
“괜찮아요, 찢어진 부분은 외투로 가리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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