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9장
박재성은 전화를 끊고 나서야 서하윤이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방금 최한영과의 통화 내용을 서하윤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숨길 것도 없었다.
박재성은 즉시 웃으며 말했다.
“방금 한영이랑 통화했어. 자기 오빠가 고등학교 동창이랑 연애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 나보고 좀 떠보라고 해서.”
서하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들었어. 약속 취소됐으니까 같이 밥 먹을래?”
그녀는 최씨 남매와 한동안 연락이 뜸했다.
최근 모두의 생활이 많이 달라졌는데 다행히도 모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잘됐다! 방금 바람 맞아서 뭐 시켜 먹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거든. 배달 음식도 이제 질릴 대로 질려서, 근처 맛집은 다 섭렵했어.”
박재성의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퇴근 후에도 남아서 공부하느라 종종 야근을 했고 저녁은 항상 배달 음식으로 때웠다.
근처에 뭐가 맛있고 뭐가 별로인지 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자.”
“좋아!”
ㅡㅡ
전화를 끊은 후, 최한영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최한빈에게 직접 전화해 보기로 했다.
괜히 박재성을 시켜서 떠보는 것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진미주는 원래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하여 괜히 이상한 일을 꾸몄다가 웃음거리가 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기에 차라리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신호가 한참 가도록 받지 않아 최한빈이 전화를 안 받을 거라 생각했을 때쯤 겨우 연결되었다.
“한영아?”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는데 왠지 숨을 일부러 억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최한영은 순간적으로 낯선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오빠, 지금…… 뭐 하고 있어?”
왜 나쁜 짓을 하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거지?
최한빈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다.
“용건만 말해.”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나온다고?
이럴 때일수록 뭔가 수상한 게 있는 법이었다.
주변이 조용했지만 어렴풋이 옷을 입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최한영은 즉시 경계심을 품었다.
“오빠, 나한테 요즘 전화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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