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2장
길 한가운데 서 있는 여자를 본 차은우는 미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회장님, 제가 내려가 보겠습니다!"
기사는 차 문을 열고 바로 내렸다.
기사는 그녀와 몇 마디 나눈 후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다시 차에 올라탔다.
"회장님, 조주안이라는 여자가 회장님에게 급히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몇 시간 동안 여기서 기다렸으니 제발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차은우는 다시 한번 차창 밖의 고주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비에 거의 흠뻑 젖어 있었다.
이제야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바로 마석진 옆에서 일하던 비서였다.
그런데 무슨 볼일이 있는 걸까?
“회장님?”
차은우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기사는 그의 생각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차은우를 만나려는 사람은 아주 많았다.
그동안 온갖 수법을 써서 접근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왔지만 이렇게 퇴근길을 막아서며 기다리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쪽으로 오라고 해."
차은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인 후 차에서 내리려 했지만 차은우가 다시 말했다.
“차에 태울 필요는 없어.”
그러고는 차창을 내렸는데 그 의도는 아주 명확했다.
절대 그녀를 차에 태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차은우의 심각한 결벽증 탓에 이 차에 탄 사람은 오직 차은우와 서하윤, 그리고 기사와 장민호밖에 없었다.
비에 젖은 고주안은 기사의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어져 반쯤 내려온 차창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밖에서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차은우는 냉정하게 그녀를 차밖에 세워두었다.
여자의 몸으로 뭘 어쩌기라도 할까 봐?
혹시라도 비에 젖어서 차를 더럽힐까 봐 그러는 건가?
무정하고 냉혹한 사람.
반쯤 내려온 차창을 통해 차은우의 완벽한 옆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고주안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차은우가 먼저 입을 열지 않자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시간 많이 빼앗지 않을게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