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0장

서하경은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주영을 바라보았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서주영은 그제야 자신이 사람을 잘못 찾지 않았다는 걸 확신했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바로 서하경이었다. "나는 오빠 여동생, 서주영이에요! 오빠는 내 오빠고, 난 오빠 친여동생이라고요!" 그녀는 흥분한 나머지 서하경이 자전거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을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서하경은 즉시 몸을 피하며 증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여동생 같은 거 없어." 차갑게 거절당하자 서주영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나 아빠의 딸이에요! 우리는 같은 아빠를 둔 남매잖아요. 그런데 왜 내 오빠가 아니라는 거죠?" 그들은 왜 자신에게 이렇게 냉정한 걸까? 그녀가 살인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방화를 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외모도 충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왜 모두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왜 다들 그녀의 불행을 외면하는 걸까?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요 며칠 동안 끝없는 지옥을 경험해야만 했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하고, 쓸데없는 소리 집어쳐." 서하경이 차갑게 말했다. 만약 서주영이 무슨 속셈을 품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없었다면 그는 애초에 이렇게 시간 낭비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주영은 금방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말했다. "오빠라는 게 원래 이런 건가요? 다른 사람들은 다 여동생을 귀하게 여기고 아껴주는데 오빠들은 왜 이렇게 차가워요? 난 오빠를 믿고, 오빠를 진짜 오빠로 여기니까 찾아온 거예요. 그러니... 나 좀 안타깝게 생각해 주면 안 돼요?" 서하준과 서하민은 말을 붙이기도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그들은 세상을 많이 겪었고 사람을 많이 만나봤기 때문에 그렇게 냉정해진 거겠지. 하지만 서하경은 달랐다. 서하경은 그들보다 어렸고 자신과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다. 또 인터넷을 많이 접하는 세대이기도 했다.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들을 보면 오빠들은 하나같이 여동생을 예뻐하고 그 어떤 요구라도 다 들어주는 모습이었다. 서하경은 비웃듯 입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