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5장
그의 시선은 천천히 서하윤이 손에 들고 있는 혈액 검사 결과지로 향했다.
서하윤의 몸 안에 그와 그녀 둘의 아이, 서로의 혈맥으로 연결된 아이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믿기 힘든 일이었다.
서하윤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집에 가서 얘기해.”
아이는 그들 둘의 것이었고 둘이 함께 충분히 논의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돌아가는 차 안, 두 사람은 뒷좌석에 앉고 기사는 조용히 운전했다.
서하윤은 가는 길 내내 차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침묵했고 차은우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하윤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들의 마음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겉으로 보기엔 서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릴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그들 앞에 놓인 선택지는 단 하나뿐이었다.
이 순간, 그들 둘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고통과 고민을 아무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새집에 도착한 뒤 서하윤은 물 두 잔을 내왔고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나란히 물을 마셨는데 물의 온도는 알 맞춤하게 따뜻했다.
차은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병원 쪽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넌 아무 걱정도 하지 마. 절대 아프게 하지 않을 거야. 아이는 5년 뒤에 다시 가지면 돼. 그리고 솔직히 난 지금 너와 둘이 있는 이 시간이 더 좋아서 우리 사이를 방해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 설령 그게 우리 아이라 해도.”
그 말에 서하윤은 눈시울을 붉힌 채 고개를 들고 차은우를 바라보았다.
“난 가는 내내 이 아이를 지킬 방법을 생각했지만 현실은 우리 아이를 지킬 수 없다는 걸 잘 알아.”
그들 둘의 목숨은 마치 빌려온 것 같았다.
지난 생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얻어낸 새로운 삶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힘들어하지 마. 5년 후에 이 아이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거야. 이 모든 게 내 잘못이야. 3년 전에 내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우린 이미 아이를 가졌을지도 몰라.”
차은우는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래야만 서하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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