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0장

서하윤은 차은우가 아직도 자기 정체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눈치챘다. 자신이 정말로 차은우가 맞는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의심을 품고 있는 것을 보며, 서하윤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내가 당신이 차은우라는 걸 확신한 순간부터, 당신은 더 이상 구진영이 아니고 차은우야. 이름이 뭘로 불리든, 난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있는 거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차은우의 눈빛은 순식간에 바다처럼 깊어졌다. 그의 눈에는 마치 파도처럼 무언가가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 먹구름이 일렁이는 가운데, 차은우는 마치 당장이라도 눈앞의 서하윤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나란 존재를 인정한다고? 두 사람은 오랫동안 시선을 마주쳤다. 서하윤의 가슴도 마구 쿵쾅거렸다. 바로 그때, 한 통의 전화벨 소리에 두 사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차은우가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 추미은 씨께서 자살 시도를 했습니다! 지금 바로 병원으로 와 주셔야 합니다!” 차은우는 그 말에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바로 갈게.” 전화를 끊고,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고는 서하윤을 향해 말했다. “오늘 네가 한 말을 기억해.” 그 말을 남기고, 차은우는 급히 식당 밖으로 나갔다. 서하윤은 막연히 ‘추미은이 자살했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자살이라? 추미은이 왜 갑자기 자살한 거지? —— 병원. 추미은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미 한 시간 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다행히 간호사가 빨리 발견해 응급처치를 해 준 덕에 목숨을 건진 상황이었다. 의사는 비서에게 추미은의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차은우가 도착하자마자, 비서는 곧바로 그에게 보고했다. “회장님, 추미은 씨는 눈썹칼로 손목을 그었습니다. 피가 바닥에 흥건할 정도였는데, 의사 말로는 다행히 제때에 발견했다고 합니다. 한 시간만 더 지체해도 위험했을 거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상처 깊이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죽으려고 작정한 거라네요. 그리고 의사 말로는 지금 그녀의 심리상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