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7장

또한 기억도 잃었다. 그녀는 계속 자신에게 이 모든 것은 교통사고 이후의 휴유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세명시에 온 뒤로, 그날 밤 자선 파티에서 누군가가 구진영이 차은우와 닮았다고 언급한 이후부터 그녀는 몰래 차은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여러 우연들이 그녀에게 몇 가지 진실을 깨닫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진실을 믿고 싶지 않았고, 의도적으로 외면하려 했다. 그녀는 지금 누리고 있는 이 모든 행복이 한순간에 사라질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서하윤은 이 사실을 어떻게 안 거지? 서하윤은 정말이지 지나치게 집요해. 보니까 나랑 진영 씨를 빼앗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추미은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불안감이 그녀를 집어삼키려 했다. 안 돼, 진영 씨를 잃을 수 없어! 절대로! 구진영은 그냥 구진영이야. 아무리 누가 그를 차은우라고 주장해도, 자신이 부정하면 그는 그냥 구진영으로 남을 수밖에 없어! 그 차은우라는 사람은 진작에 죽었어! 하지만 방금 서하윤의 모습을 떠올리니 불안감이 커졌다. 이전에는 서하윤이 자신의 의심에 대해 항상 단호하게 반박하며, 일부러 구진영과 거리를 두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서하윤이 직접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은, 결국 구진영과 마주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추미은 더욱 초조해졌다. 그녀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구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몇 번을 걸어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 혹시 진영 씨가 지금 호텔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쉬려고 휴대폰을 무음 모드로 설정해 둔 건 아닐까? 이전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기에, 추미은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30분이 지난 후, 그녀는 다시 구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열 번째 시도 끝에야 구진영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진영 씨, 지금 뭐 해? 방금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안 받았네. 많이 걱정했잖아!” 추미은은 한껏 서운한 듯 말했다. 구진영은 호텔에 막 도착했다. “방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