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서하윤의 짧은 침묵에 차은우는 또 짜증이 났다.
“속는 것도 한 번이면 충분해. 그동안의 시간, 개한테 낭비했다고 생각할 거야.”
서하윤은 아주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음울했던 차은우의 기분이 다시 좋아진 것 같았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시간도 늦었는데, 올라가서 쉬어.”
“응, 잘자.”
몇 분 후, 차은우는 책을 내려놓고 올라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문자가 들어온 알림이 울렸다.
그는 문자를 확인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심은아였다.
[은우 씨, 잘자.]
차은우는 답장하지 않고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았다.
20분이나 기다렸지만, 심은아는 답장을 기다리지 못했다. 그녀는 한 손에 와인잔을 들고 바닥까지 드리워진 창문 앞에 서서 세명시의 야경을 감상했다.
그러다가 고개를 숙이고 다시 차은우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쳐다보았다.
심은아는 오늘 차은우에게 3일 후의 동창회에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차은우가 참석해야, 이 동장 모임이 의미 있을 테니까.
그런데 차은우는 그저 시간 있으면 고려해 보겠다고 답장했다.
잘 자라는 심은아의 문자에 답장 없는 걸 보니, 이미 잠들었거나, 아니면 답장하고 싶지 않은 걸 수도 있다.
차은우가 자기 문자를 씹었다는 생각에 심은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지만, 유독 차은우의 생각은 읽을 수가 없었다.
‘접근하기 이렇게 어렵단 말이야?’
——
서하윤은 아침을 만들려고 아침 일찍 내려갔는데, 식탁에는 이미 아침이 놓여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샤오룽바오랑 반찬 몇 가지였다.
차은우는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두 잔 들고 걸어 나왔다.
그리고 서하윤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가 보내 준 아침이야.”
서하윤은 걸어가서 그의 손에 있는 우유를 한잔 받았다. 따뜻한 우유가 손에 닿자,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마시기 딱 좋은 온도네. 고마워.”
차은우는 서하윤의 웃음에 순간 멈칫했다.
“괜찮아.”
“샤오룽바오 진짜 맛있다.”
서하윤은 샤오룽바오를 한입 물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안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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