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9장

심은아는 곧바로 어시에게 말했다. “넌 먼저 회사로 돌아가. 가서 영상은 모두 편집해서 준비해 두라고 전해. 나는 다른 일이 있어서 따로 움직일게.” 어시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아 씨.” —— 한 시간 넘게 지나 서하준은 집으로 돌아왔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새 집을 샀고, 그것은 넓은 평수의 아파트였다. 그 아파트에는 몇몇 동료들도 같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집은 앞으로 그의 신혼집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그가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그를 갑작스럽게 껴안았다. 서하준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그는 뒤에서 껴안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박가영이라고 생각했다. "덜렁이, 오늘 마감 못 했다고 내일 온다고 하지 않았어? 왜 갑자기 온 거야?" 이런 작은 서프라이즈는 박가영이 자주 하던 일이었다. 서하준의 말투에는 애정이 묻어 있었다. 그의 말투에서 박가영을 얼마나 아끼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를 끌어안고 있던 심은아에게 그 말은 마치 심장을 꿰뚫는 칼날 같았다. 숨을 고르기 위해 여러 차례 깊은숨을 들이마신 후에야 겨우 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억울함과 과거의 추억이 뒤섞여 가슴이 먹먹했다. 자기를 껴안고 있던 사람한테서 아무 대답이 없자, 서하준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코끝에 스치는 낯선 향수 냄새에 그는 본능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팔을 뻗어 그녀를 밀어냈다. “너 누구야?” 그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날이 서 있었다. 그 다음 순간, 서하준은 심은아를 보게 되었다. 서하준은 심은아를 보자마자 얼굴이 굳어지고 눈썹이 찌푸려졌다. “어떻게 너야?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내가 여기에 산다는 걸 어떻게 알아낸 거야?” 연이은 차가운 질문들이 심은아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녀는 눈물이 비처럼 쏟아졌고, 몇 년 만에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그 앞에 서 있었다. "서하준, 나한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심은아는 되려 그에게 반문했다. 한때 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