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0장
심은아는 마치 번개를 맞은 듯, 온몸에 차가운 물이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한껏 뜨거웠던 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렸다.
그녀는 서하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힘껏 쥐었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준 씨, 정말 나를 버릴 생각이야? 우리가 함께한 그 좋은 순간들 다 잊었어?”
그토록 아름다웠던 과거를, 그녀는 날마다 떠올렸다.
그는 어떻게 그 모든 걸 잊고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수 있는 걸까?
방금 그가 덜렁이라고 부른 목소리는 그토록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고, 그가 자신과 함께했던 시간에는 그런 말투로 말을 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목소리엔 사람의 마음을 뼛속까지 녹이는 다정함이 가득했다.
그녀는 정말로 질투가 났다.
박가영이 자신이 가질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서하준은 심은아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몇 발짝 물러나며 거리감을 확실히 두었다.
심은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자신이 없었다. 그 순간, 심은아는 비로소 깨달았다.
그녀는 그저 멍하니 서하준을 바라보았다.
“이제야 알겠어, 서하준, 당신은 정말 냉정하구나! 넌 잊는다고 하면 잊혀지는구나. 그동안 나 혼자만 과거에 갇혀 있었어.”
심은아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지난 몇 년간의 기억이 떠올랐다.
매일같이 고군분투하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걸 깨닫지 못한 자신이 너무나도 비참했다.
결국, 서하준 앞에서 체면도 잃고 모든 걸 다 내던져 버린 자신이 너무 초라했다.
숨을 길게 내쉰 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서하준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너, 박가영 많이 사랑하나 보네?”
“응, 많이 사랑해.”
서하준은 박가영을 언급할 때 눈빛이 반짝였다.
심은아는 가슴이 쿡쿡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몇 년 전보다 훨씬 성숙하고 매력적으로 변한 서하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나를 사랑했던 만큼 그녀를 사랑해?”
대답을 듣기 전까지,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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