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6장

구진영의 약속을 들은 뒤에야, 추미은의 불안이 겨우 누그러졌다. 두 사람은 정자에서 풍경을 감상했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구진영이 피곤한 듯 말했다. “돌아가자.” “아… 그래.” 추미은은 조금 아쉬웠다. 이 온천 리조트는 너무나 편안했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혼자 온천을 즐겼지만, 구진영은 들어가지 않고 방에서 쉬고 있었다. 조금 더 이 고요한 밤의 평온함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구진영은 다시 떠나자고 하니 내심 서운함이 컸다. 그녀와 구진영 사이에는 항상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거리감은 그녀를 계속해서 불안하게 만들었다. 방금 구진영에게서 약속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 다음 날 아침, 회사 직원들은 숙면을 취한 뒤 온천 리조트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즐겼다. 정오가 돼서야 다 함께 버스에 올라 귀환길에 나섰다. 서하윤 또한 버스에 탑승했다. 돌아가는 길, 차창 밖을 내다보는데, 우연히 구진영이 탄 차량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차는 빠르게 그녀의 눈앞을 지나갔고, 그녀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구진영을 보았다. 그는 눈을 감고 쉬고 있는 듯 보였다. 아마도 여전히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똑같은 두통이라니… 서하윤이 넋을 놓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중, 옆에 앉은 강서진이 그녀를 살짝 흔들었다. “하윤아, 뭘 그렇게 생각해? 핸드폰 계속 울리는데.”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서하윤은 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받고 나서야 누구한테 온 전화인지 미처 확인도 못 했다는 걸 깨달았다. 혼이 반쯤 나가 보이는 서하윤을 보며, 강서진은 조금 걱정했다. 어젯밤, 서하윤이 자 산책을 나갔다 돌아왔을 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지만, 강서진은 엄마로서 딸의 마음 상태를 바로 알아챘다. 서하윤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 너머로 기계음 섞인 홍보 멘트로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학부모님. 여기는 XX…” 이른바 스팸 전화였다. 요즘은 개인정보가 워낙 쉽게 유출되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