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8장

어젯밤 파티에서 보니, 서하윤을 아는 사람들이 꽤 많은 듯했다. 추미은도 다른 사람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이름이 서하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제 밤 느꼈던 강렬한 불안감이 다시 그녀를 휘감기 시작했다. 추미은은 곁눈질로 구진영을 힐끔 바라봤다. 그가 서하윤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그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재빨리 그의 팔짱을 끼고는 다정하게 말했다. “진영 씨, 우리 하윤 씨랑 참 인연이 깊나 봐. 어제 막 만났는데, 오늘 단순히 쇼핑하러 나온 것뿐인데도 또 마주쳤네.” 세명시는 워낙 큰 도시라, 결코 작은 군이나 읍과 같은 곳이 아니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도 서로 마주치기 쉽지 않은데, 이런 상황은 더더욱 이례적이었다. 서하윤은 두 사람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구진영과 먼저 시선을 마주쳤고, 이어 추미은의 말을 듣고는 얼굴에 띄운 미소를 살짝 거두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게요, 정말 인연이네요.” 구진영은 서하윤을 주시하며,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속삭였다. 이 여자가 나를 이렇게 차갑게 대하면 안 되는데... 그 생각이 너무 갑작스럽게 떠올라,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다. 구진영이 서하윤을 빤히 쳐다보자, 추미은은 몹시 불쾌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본 뒤, 의도적으로 말했다. “여기 스타일이 내 취향이 아닌 것 같아. 다른 곳으로 가볼까?” “그래.” 구진영이 대답했다. 두 사람이 막 떠나려던 찰나, 설아현이 피팅룸에서 걸어 나왔다. 마침 구진영과 마주쳤다. 그녀는 막 서하윤에게 드레스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려는 순간, 구진영을 발견했다. 이럴 수가... 어떻게 또 만나? 설아현은 곧바로 서하윤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서하윤은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젯밤 이후로 이미 마음의 정리가 되었는지, 그녀는 구진영을 낯선 사람 보듯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하윤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그 사람은 차은우가 아니야. 단지 외모만 닮은 사람이야. “아현아, 이번 드레스가 아까 입었던 것들보다 낫네. 네 피부톤에도 잘 어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