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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장

"오랜만이야." 설아현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이미 과거의 일을 모두 내려놓았다. 3년 만에 다시 강재민을 마주해도 그녀의 마음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처음 해외로 나갔을 때는 강재민과의 추억들을 가끔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그를 떠올리는 일이 없어졌고 이젠 아예 잊은 것 같았다. 역시 시간은 모든 것을 치유해 주는 좋은 약이었다. "오랜만이야." 강재민도 설아현의 시선을 맞추며 대답했지만 그의 가슴은 순간적으로 무겁게 내려앉았다. 몇 년 만에 만났는데 그는 설아현의 담담하고 무심한 태도를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정말로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3년 전의 모든 일을 정말로 다 내려놓은 걸까? 설아현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침묵했다. 결국 그녀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서하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내가 같이 가줄까?" 서하윤이 물었다. 설아현은 고개를 저으며 혼자 다녀오겠다고 했다. 강재민은 그녀가 화장실로 향하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다가 그녀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시선을 거두고 서하윤을 향해 물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차은우가 M 국에서 사고를 당한 뒤 서하윤은 세명시를 떠나 3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 3년 동안 세명시 사람들은 점차 차은우를 잊어갔지만 차은우의 사고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은 최금주와 서하윤이라는 걸 친구들은 잘 알고 있었다. 서하윤은 정말 책임감 있는 여자였다. 그녀는 M 국에서 진심을 다해 최금주를 돌봐왔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차은우의 사고 직후 가장 먼저 생각한 건 더 많은 재산을 챙기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친구들은 모두 서하윤을 존경했다. "그럭저럭 잘 지냈어요. 강재민 씨는요?" 서하윤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강재민이 아직도 설아현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게 뻔히 보였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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