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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장

차에 오른 후 문예리는 마스크와 모자를 벗었다. “나 요즘 너무 유명해져서 외출이 어려워요. 이렇게 마스크랑 모자를 써야 사람들이 덜 알아보거든요.” 그러자 장민호가 웃으며 끼어들었다. “그럴 필요 없어. 너 민낯으로 나오면 아무도 못 알아봐.” 사실 문예리는 화장 전과 화장 후가 별 차이가 없었기에 익숙한 사람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본 문예리는 항상 풀 메이크업에 긴 머리를 휘날리는 청초하고 우아한 여자였는데 이 모든 것은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장민호의 돌직구에 서하윤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저러다 한 대 맞겠지? 하지만 문예리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바로 긴 머리 가발을 벗어버렸다. “말하지 않았더라면 까먹을 뻔했어. 다음엔 그냥 가발 벗고 나오면 되겠다. 맨날 가발 쓰고 다니다 보니 습관이 되어버렸네...” 서하윤은 그녀의 깔끔한 짧은 머리에 깜짝 놀랐지만 장민호는 익숙한 듯 말했다. “그래, 이제야 보기 편하네.” 문예리는 서하윤의 깜짝 놀란 표정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즘 세상은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해요. 게다가 좋은 점도 있어요. 이렇게 나가면 아무도 내가 바이올리니스트 문예리인 걸 몰라요.” “너무 멋져요.” 서하윤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여자에게 이런 쿨하고 멋진 기운이 있다니, 정말 보기 드물었다. 역시 여자를 멋지게 꾸며놓으면 남자들을 다 찢어 바를 수도 있었다. 문예리는 칭찬에 기분이 좋아졌다. “어우, 하윤 씨 안목이 아주 굿이네요!” “그냥 예의상 하는 말이니 진지하게 듣지 마. 멋짐을 논하자면 우리 회장님이 가장 멋지지.” 장민호는 문예리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서하윤과 함께 온 건 놀러 온 것이 아니라 그녀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차은우는 문예리를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문예리도 선을 잘 지켰다. 문예리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차 회장님이 나 지켜보라고 보냈어?” 차 회장 질투심이 너무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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