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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장

성지현은 불쾌한 표정으로 서하윤을 노려보았다. “너!” “말귀 못 알아들어? 하윤이가 아주 확실하게 말한 것 같은데? 차은우가 문예리를 좋아하는지는 차은우에게 물어야지 왜 하윤이한테 묻는 거야? 하윤이가 차은우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아? 그리고 솔직히 차은우가 문예리를 좋아한다고 한들 너랑 뭔 상관인데?” 강은별은 성지현처럼 고고한 척하는 여자를 제일 싫어했다. 기사에서 성지현은 항상 대단하고 고귀하고 우아한 여성으로 평가가 되었다. 마치 그녀 옆에만 서면 모두가 들러리가 된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지금 보니 모두 만들어진 이미지에 불과했다.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고고한 자세를 유지했다. 마치 무슨 질문을 하든 상대가 모두 대답해야 한다는 듯이 말이다. 서하윤을 휘두르고 싶은 건가? 무슨 자신감으로? 예쁜 얼굴 믿고? 하지만 성지현보다 서하윤이 훨씬 더 예뻤다. 성지현은 무표정하게 강은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곽경훈 전처인 거 알아. 그래서 무례하게 군 것도 봐준 거야. 하지만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당장 곽경훈한테 알릴 거야.” 그러자 강은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또 눈을 희번덕였다. “그래, 말해. 말하든 말든.” 성지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역시 유유상종이네. 서하윤과 강은별이라는 이 여자, 완전 똑같은 부류야. 어쩐지 곽경훈이랑 이혼했다더니, 다 이유가 있었어. “너무 잘난 척하지 말고 눈치껏 행동해. 은별아, 우린 그만 가자.” 서하윤은 더는 그녀와 말을 섞기 싫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은별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전에 성지현에 대해 들었을 땐 큰 감정이 없었지만 F국 병원에서 차은우와 함께 나타난 그녀를 봤을 때 그 가식에 정말 역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항상 잘난 척이 컨셉이었다. 두 사람은 바로 발걸음을 옮겼고 성지현은 그녀들을 막고 싶었지만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이미 사람들이 그녀를 힐끔힐끔 보기 시작했다. 이 큰 쇼핑몰에서 선글라스에 마스크까지 썼으니 오히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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