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1장

차은우의 말은 곧 그의 일은 서하윤도 다 알 권리가 있다는 뜻이었다. 서하윤은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 와서 잠깐 앉아.” 차은우는 서하윤을 향해 한결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좋게 말하는 사람을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 차은우는 워낙 태도가 좋아서 서하윤은 잠시 생각한 뒤 그의 옆에 앉았다. 함께 앉아 있는 두 사람은 그야말로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 게다가 한동안 함께 지내며 서로의 분위기도 닮아지는 건지 마치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부부상’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순간 성지현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녀가 여기에 온 이유는 두 사람의 달콤한 모습을 보러 온 것이 아니었다. 설마 차은우는 일부러 그녀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며 알아서 물러서라는 신호를 보내는 걸까? 아니면 이제 그가 좋아하는 사람은 서하윤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 성지현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이 순간 마치 누군가 그녀의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막혀오며 질투라는 감정이 머리를 지배했다. 그녀는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지만 차은우의 차가운 목소리는 그녀를 억누르고 다시 이성을 찾게 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찾아온 건데?” 그의 말투에는 어떠한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성지현은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예전에도 그녀는 차은우 곁에 누군가 있는 걸 상상한 적이 있지만 그 사람은 반드시 그녀여야 했다. 그런데 지금 차은우 곁에는 그가 아닌 다른 여자, 서하윤이 있었다. 정말 우스운 상황이다. 서하윤은 서러움을 삼키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정말 미안한데 내가 지금 기댈 사람이 너밖에 없어. 사실 해외에 있을 때 날 지독하게 따라다니던 스토커가 있었어. 귀국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방금 나한테 연락이 왔더라고. 우리 집에 찾아오겠다며, 날 위해 모든 걸 다 버리겠으니 제발 자기와 결혼해 달라고 했어. 문제는 걔네 가문이 보통 가문이 아니라는 거야. 엄마 아빠 아직도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