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0장

하지만 어차피 헤어질 마당에 차은우가 진실을 안다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녀는 그냥 인정하려고 했다. “나...” 하지만 중요한 타이밍에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고 순간 차은우의 안색이 차갑게 굳어졌다. 누가 이렇게 눈치가 없는 걸까? “내가 나가볼게.” 서하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가 인터폰으로 밖을 확인했다. 성지현이었다. 성지현을 보는 순간 서하윤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갔다. 서하윤을 보자마자 성지현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표정에서 그녀가 지금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 밤에 여기까지 찾아와 쉴 새 없이 벨을 눌러댔으니 적어도 그녀에게는 아주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무슨 일이야?” 서하윤이 물었다. 그러자 성지현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나 은우 만나러 왔어. 너랑 얘기해 봤자 소용없으니까 빨리 은우한테 데려다줘. 아주 중요한 일이야.” 서하윤은 바로 차은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차은우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누군데?” 차은우가 물었다. “성지현. 중요한 일로 은우 씨를 만나겠다네?” 차은우는 잠시 침묵했고 서하윤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성지현은 긴장한 기색을 보이며 한숨을 내쉬었고 그런 모습에 서하윤은 의문이 들었다.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로 보았을 때 그녀는 차은우가 반드시 자기를 만나 줄 거라고 충분히 자신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저렇게 긴장하는 걸까? “들어오라고 해.” 차은우의 말에 서하윤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래. 내가 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했네. 어쩌면 차은우는 성지현을 만나고 싶어 진작에 안달이 났을지도 몰라. 서하윤은 속으로 방금 충동적으로 진심을 털어놓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쯤 차은우는 아마 그녀를 비웃었을 것이다. 서하윤, 절대 감정에 휘둘리지 말자. 서하윤은 다시 성지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들어와.” 성지현은 안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