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0장
편지에서 볼 수 있듯 완전히 김영자의 필체였다.
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김영자가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김영자가 마지막으로 점괘를 보았을 때 그녀의 인생에 큰 재난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 재난만 지나면 하늘이 열려 마음껏 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점괘 내용이 변한 걸까?
순간 서하윤의 머릿속엔 두꺼운 안개가 낀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녀는 반드시 그 안개를 뚫고 나가야 할 것 같았다.
김영자는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고 얼마 전에도 세명시로 돌아오겠다고 했었는데 왜 그 말을 직접 하지 않고 편지로만 전했을까?
서하윤은 깊은 생각에 빠져든 채 손끝으로 한 글자씩 편지를 훑어갔다.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
그동안 조용했던 방에서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서하윤은 깊은 생각에서 깨어났다.
그제야 그녀는 시간이 이미 1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행기 막 착륙했어. 급한 일이 생겨서 며칠은 바쁠 것 같아. 그러니 무슨 일 있으면 돌아가서 다시 얘기해.]
차은우가 보낸 문자는 단지 문자일 뿐이었지만 그 문자에서 그의 차가운 태도가 느껴졌다.
[응.]
서하윤은 그 문자를 읽고 간단하게 답장을 보냈다.
ㅡㅡ
그녀의 무심한 답장에 차은우는 얼굴이 굳어졌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장민호는 차은우의 변화된 기운을 느끼고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차가 일정 거리를 달린 후 차은우는 휴대폰을 던지며 말했다.
"양심도 없네."
그리고 장민호를 보며 말했다.
"뭐 알아낸 거 있어? 말해봐."
"확실히 몇 가지를 파악했습니다..."
장민호는 손에 들고 있던 노트북을 열고 조사한 내용을 하나씩 차은우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그 말을 듣는 차은우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ㅡㅡ
그로부터 며칠 동안 차은우는 마치 장민호와 함께 사라진 듯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서하윤은 처음엔 약간 초조했지만 저도 몰래 마음이 차분해졌고 회사에도 가지 않았다.
그녀의 사직 소식에 박재성은 매우 놀라며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왔다.
그녀는 간단하게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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